"야, 넌 행복하냐?"라는, 친구의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던 이유
얼마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친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날씨도 꾸리꾸리한데 집 앞에서 소주나 한 잔 하자는 것이다. 너무 피곤해서 얼른 자려고 누워있었는데, 친구의 목소리가 빗소리처럼 축 쳐져서 심상치 않은 눈치였다. 귀찮지만 친구 좋다는게 무엇이겠는가! 헝클어진 머리에 캡모자를 푹 눌러쓰고 힘든 몸을 겨우 일으켰다. 사실, 친구의 목소리가 조금만 하이톤이었어도, 헛소리 하지 말고 들어가 발닦고 자라고 했을 것임은 비밀이다. 나도 금요일 밤을 이렇게 보내기 아까웠는지라, 못이기는 척 추리닝에 패딩 하나 걸치고 집 앞 24시 해장국 집으로 나섰다. 뼈해장국에 소주를 한 병 시켰다. 시덥잖은 농을 서로 몇 번 주고 받고, 소주를 연거푸 몇 잔 주고 받았다. 날씨탓인가? 부실한 안주 탓인가? 아니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