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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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어느 기관에서 전국의 초, 중, 고등학생과 부모 1,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표본조사에 따르면 '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의 1순위는 '공부 열심히 해라' 였다. 무려 26.9%에 해당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공부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부모는 흔치 않다.

다행히 초, 중, 고등학생 때까지는 이러한 세부적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게 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학창시절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강제적으로 공부를 묵묵하게 해낸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입시지옥을 거치고 공부하라는 부모의 잔소리로부터 해방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부를 손에서 놓아버린다. 손에서 놓는 수준을 넘어서 머릿 속에서 공부라는 두 글자를 까마득히 지워버린다.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자유가 주어지는 순간 지긋지긋한 공부를 인생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단 한번도 "공부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본 적이 없다.

 

평생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지식인 유시민은 그의 책 <공감필법>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공부가 뭘까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개념이에요.

- <공감필법>, 유시민, 창비, p17 -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 전체에 대해 정보를 취득하고 생산해내는 반복적인 작업이 공부라는 뜻이다. 공부의 범위를 이렇게 확장하면 우리는 평생 공부를 하고 있고, 해야 하는 것이 된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도 끊임없이 학습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도 유시민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첫째, 독서하라.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책 속에 심어놓은 생각과 감정을 읽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계와 인간과 나 자신을 더 깊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공부의 한 면이고, 그렇게 해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문자로 옮기는 글쓰기는 공부의 다른 면입니다. 세상을 대하고 나를 대하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을 정할 때,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얻은 정보와 지식을,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을 활용해요. 그래서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는지에 따라서 사람의 감정과 생각이 바뀌며, 감정과 생각이 달라지면 행동도 달라집니다.

- <공감필법>, 유시민, 창비, p58 -

 

  학습을 위해서는 정보를 Input 해야 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외부세계로부터 정보를 습득하고 정리하는 것은 꼭 독서가 아니어도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학습방법은 단연코 독서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프레임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독서는 필수다.

 

 

둘째, 글을 써라.

자기 자신과 세상과 우주에 대해서 무엇인가 새로 알게 되거나, 삶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거나 어떤 가력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경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느낍니다.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 <공감필법>, 유시민, 창비, p18 -

 

단순히 Input만 한다고해서 능사가 아니다. 제대로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습득한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하고 가공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를 통해 얻은 정보를 글로 써내는 작업은 정보습득의 되새김질이나 마찬가지다.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은 쉽게 망각된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컨텐츠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들은 우리 머릿속에서 상호간 연결되고 확장된다. 독서가 Input의 영역이라면 글쓰기는 Output의 영역이다.

 

유시민이 생각하는 제대로된 공부의 방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공부는 결국 독서와 글쓰기를 이어나가는 과정입니다. - <공감필법>, 유시민, 창비, p18 -

 

일찍이 태자는 다음과 같은 격언을 남긴 적이 있다. 

 

"배우는 길에 있어서는, 이제 그만하자고 끝을 맺을 때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일생을 통하여 배워야 하고, 배우지 않으면 어두운 밤에 길을 걷는 사람처럼 길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책을 펼쳐서 읽음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며,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펜을 들고 글을 써야한다.

그것이 평생 학습하는 인간, 호모 아카데미우스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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