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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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주일에 최소 1권씩 꼭 책을 읽는다. 엄청난 수준의 독서가는 아니다. 일년에 200~300권에 이르는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일주일에 1권씩, 일년에 최소 52권 정도의 책은 탐독하니 나름 다독가라고 부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서 '다독가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어딜 가든 가방에 책을 넣어 무겁게 다닐 것.

 

  나는 활자 중독이다. 어딜가나 가방에 꼭 책 한 권씩은 넣고 다닌다. 아무리 가벼운 책이라 할 지라도 가방에 책을 한 권씩 넣고 다니다 보면 어깨가 빠질 것 처럼 아프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렇게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보상심리 (compensation mentality)'라는 것이 있다. 내가 어떤 행위를 하거나 특정 상황에 노출되면 최소 투입한 비용 만큼은 회수하기를 바라는 심리이다. 가방에 무거운 책을 넣고 다니는 것은 이러한 보상심리 체계를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며 책을 들고 다니는데, 그래도 한 줄이라도 읽어야지"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유혹에 못이겨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도, 어깨가 슬금슬금 아파오기 시작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일종의 신호인 것이다. "그래 내 수고가 아까워서라도 책 한줄 더 읽자"하며 가방에서 책을 꺼내든다. 심지어 물리적으로도 가방에서 책을 꺼내들면 일단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는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일 수 있다. 효과는 만점이다.

 

둘째, 읽지 않은 책으로 책장을 가득 채울 것.

 

  비슷한 맥락에서 나는 약속을 잡을 때면 항상 서점 근처로 장소를 정한다. 그리고 약속한 시간보다 약 30분 정도 앞당겨서 약속장소 근처에 미리 물색해놓은 서점으로 향한다. 서점에서 이런 저런 책을 훑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돈을 아끼지 않고 무조건 산다. 그러다보니 책욕심이 생겨서 지금도 내 책장에는 읽은 책보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이 한 가득이다. 매일 방에 들어올 때마다 책장을 보면 죄책감 마저 들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내 돈이 아까워서라도 이 책들은 반드시 부지런히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는 '손실회피성향 (Loss aversion)'을 이용한 것이다. '손실회피성향'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커너만의 행동경제학 실험을 통해 명명한 개념이다. 손실과 획득의 효용을 수치화해서 비교했을 때, 같은 수치라 하더라도 손실을 통해 감소하는 효용이 획득을 통해 증가하는 효용보다 그 절대값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손실을 극도로 싫어하며 본능적으로 이를 거부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같은 이치에서 내 피같은 돈으로 산 책을 읽지 않고 그대로 전시만 해놓는다면 그 상황을 배겨낼 수가 없게 된다. 읽지 않은 책들로 책장을 가득 메워놓으면 어떻게든 이 책들을 다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활활 타오를 것이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말이다.

 

 

셋째, 서평을 온라인에 올릴 것.

 

  책을 읽고나면 무조건 기록을 남겨라. 되도록이면 나만 보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다. 책을 읽고 책의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버무려 지적 허영심으로 가득찬 글을 온라인 상에 게재하라. 브런치, 티스토리,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등 다양한 채널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라. 한 번이 어렵지,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일종의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긴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한다.

이와 관련하여 심리학에서는 '조명효과 (spotlight effect)'라는 것이 있다. 마치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처럼 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자기의식 때문에 동네 슈퍼에 두부를 사러 가더라도 한껏 치장하고, 꾸미게 되는 심리를 의미한다. 서평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이러한 조명효과를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서평을 올리다보면 그 글을 읽는 온라인상의 수많은 독자들을 의식하게 되고, 자연스레 다독을 하게 된다. 쓰기 위해 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올라타면 어느새 독서가 재밌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시적 독서를 권장한다.

 

이처럼 환경은 의지를 이긴다. 독서가 굉장히 중요한 것을 인지하고 있고, 올 해에는 반드시 50권 이상의 책을 읽겠다고 다짐하더라도 의지는 환경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사그라들기 쉽다. 그런 의미에서 읽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도록 일상을 구조화하는 환경설정은 무조건 효과가 있다. 

 

그러니 본능을 이용해서 환경을 설정하자! 보상심리, 손실회피성향, 조명효과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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