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도 큰 틀에서 보자면, 공부의 한 방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부는 텍스트로 정리되어 있는 교과서를 탐독하고 이를 분석, 통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어찌 보면 독서는 공부보다 더욱 큰 범주에 속한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어찌됐건 핵심은 '읽은 내용을 얼마나 오래 기억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인지심리학에 따르면 기억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감각기억
2. 단기기억/작업기억
3. 장기기억
먼저, 감각기억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 우리의 다섯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습득된 정보를 의식적, 무의식적 차원에서 임시저장한다. 연구에 따르면 감각기억은 해당 정보 뿐만 아니라 정보를 습득하는 모든 제반 환경을 덩어리지어서 저장한다고 한다. 예를들면 지하철에서 책을 읽었으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입은 옷의 색깔, 바퀴와 레일이 부딪히는 소리, 지하철 칸의 냄새 등을 책의 내용과 함께 덩어리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억은 오래가지 못한다. 감각기억은 약 5초 이내로 소실되며 일반적으로 의식적인 기억보다는 무의식적인 기억인 경우가 많다.
두번째로 단기기억/작업기억은 약 30초 정도로 기억이 유지되는 짧은 단위이다. 예를들면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급히 외우거나, 지도에서 주소를 확인한 후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기 위해 암기하는 정도가 단기기억에 해당된다. 이러한 단기기억은 정보가 우리 뇌에 입력될 때, 대뇌 피질의 전두엽측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시간이 지나면 말소된다.
연구에 의하면 대다수 사람들의 단기기억은 대략 7가지 정도의 정보를 30초동안 기억한다. 다시말해 단기기억은 동시에 7가지 정도의 정보를 기억하지만, 30초가 지나면 그중 대부분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 <배우는 방법을 배워라>, 피터 홀린스, p124 -
반면 장기기억은 앞서 말한 감각기억, 단기기억/작업기억을 기호화,패턴화 하고 임시저장 했다가, 이 정보를 지속적으로 인출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 암기되는 기억을 말한다. 장기기억은 특정 정보가 우리 뇌에 각인될 때, 임시적으로 해마에 저장되었다가 대뇌 피질로 옮겨져서 영구히 저장된다.
장기기억에는 무한대의 용량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곳에 저장된 정보는 중요도와 활용 빈도수에 따라 영구적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 <배우는 방법을 배워라>, 피터 홀린스, p125 -
결론적으로 우리가 독서를 하고 공부를 하는 최종 목적은 책을 통해 얻은 정보를 장기기억화 시키는 것에 있다. (까먹기 위해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렵게 획득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효율적인 독서법, 학습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기억연구의 대가인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 (Hermann Ebbinghaus)의 망각곡선 연구를 참고하여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에빙하우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기억에 유지시키는 기간, 다시말해 망각을 하게 되는 시점과 그 정도가 다음과 같다.
학습을 하고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 뒤에는 50퍼센트, 하루 뒤에는 70퍼센트, 그리고 한달 뒤에는 80퍼센트를 망각한다고 한다.
- <완벽한 공부법>, 고영성/신영준, 로크미디어, p101 -
이러한 연구결과를 고려하면, 우리가 망각에 대처하기 위한 유일한 전략은 반복 뿐이다!
우리의 뇌는 전략적으로 기억에 남길 정보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필요한 정보만 필터링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중요한 것만 전략적으로 기억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에게 '이건 중요한 정보니까 반드시 기억해야해!'라는 자극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자꾸 반복적으로 특정 정보를 암기하고 있는지 뇌를 시험하고 자극하면, 뇌는 '아 이건 중요한 정보구나!, 장기기억화 시켜야겠다.'라고 판단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반복학습에 대해 <배우는 방법을 배워라>의 저자 피터 홀린스는 '간헐적 반복법'을 추천한다.
간헐적 반복이란 말 그대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과 효율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간헐적으로 정보를 재생시키고 활용하는 것으 ㄹ되도록 오랜 시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중략) 이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무엇인가를 하루에 스무 번 보여주는 것보다 하루에 한 번씩 7일간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배우는 방법을 배워라>, 피터 홀린스, p129 -
간헐적 반복은 뇌가 기억의 연결망을 조직할 수 있는 인터벌을 주는 학습법이다. 실제로 학습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거나 수면을 취하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가 뇌 스캐닝을 해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시냅스라고 부르는 신경 접합부가 서로 연결되고 수상돌기가 자극을 수용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해부학적으로, 물리적으로 뇌가 이 기간 동안 정보의 기억망을 촘촘히 엮는 식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논의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옛 속담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독서도, 학습도 마찬가지이다. 한 번 보고 어떻게 모든 것을 기억하겠는가? 꾸준하게, 여러번 여유를 두면서 복습하고 재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독서에 있어서 '간헐적 반복', '재독'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의 brunch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https://brunch.co.kr/@heeskim/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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