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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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이 왔다갔다 하는 VC 시장]

 

나의 대학교 동기와 후배 그리고 친구 중에는 VC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친구가 3명 있다.

 

한 명은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국내 대기업에서 그룹 전체의 VC project를 기획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그는 MBA 학위 취득을 위해 인시아드에서 공부중이다.

 

또 한명은 학교 후배인데, 이 친구 역시 국내 대기업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 친구는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정기적으로 Angel 투자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피칭을 듣고, 자료를 분석하면서 검토 후에 투자한다. 

 

 

 

마지막 한 명은 베트남에서 요식업, 컨텐츠 사업, 컨설팅, MCM 회사를 동시 운영중인 스타트업의 대표다. 실제로 이 친구는 앞서 말한 2명의 친구와 달리 VC들로부터 투자를 따내기 위해 수없이 많은 피칭을 하고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성과도 엄청났기에 굵직굵직한 VC들로부터 큰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나는 이 쪽에 대해 문외한이다. 하지만 이 세 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재미있다. 그래서 그들을 만날 때마다 투자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 적이 많았다.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깨너머로 배운게 하나 있다. 수억에서 수백억이 왔다갔다 하는 VC 시장에서 투자할 회사의 역량과 성장가치, 시장환경과 비즈니스모델의 상호접합점이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PPT의 중요성: VC 투자의 MOT(Moment Of Truth)]

 

하지만 세 명 모두 어쩌면 위에서 말한 것들보다 더 중요한게 한 가지 있다고 말했다.

 

바로 첫 미팅에서 사업발표를 할 때, 투자수요자가 자신의 Business Model에 대해 어떤 식으로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는지가 실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 전달 과정에서 그들만의 스토리를 부각시켜주는 PPT의 구성과 디자인에 따라 메시지의 경중이 달라진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Front의 창업자 마틸드 콜린, 로렌트 페린

 

 

얼마 전 포브스 e 매거진을 둘러보다가 샌프란시스코의 유니콘 기업 Front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아마 국내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일 것이다. Front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패키지툴을 제작하는 IT 기업이다. 확 와닿지 않는다면 Gmail이나 MS outlook, Slack과 같은 이메일 혹은 메신져 기반의 업무용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라고 생각하면 쉽다.

 

 

https://www.google.com/search?q=startup+front&tbm=isch&ved=2ahUKEwjeyPejlI_oAhXEZN4KHX58AOMQ2-cCegQIABAA&oq=startup+front&gs_l=img.3..0i8i7i30.3887.5869..6033...0.0..0.595.2614.2-2j2j2j1......0....1..gws-wiz-img.......0i7i30.uDwTaZT4Auw&ei=cCNnXt7QCMTJ-Qb--IGYDg&bih=712&biw=1440#imgrc=G0zy_r6p0v2E5M

 

 

놀라운 것은 이 회사가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VC 시장에서 갑의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수요자는 돈이 필요한 신생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을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실제 돈을 거머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이 지당한 것이다. 허나, Front는 달랐다. 2016년 첫 투자를 받을 때는 2주만에 1천 달러의 투자를 성사하더니, 2018년 두번째 투자를 받을 때는 '딱 5일만' 투자자를 모집하겠다고 공개선언했을 정도이니 기가찰 노릇이다.

 

 

[Front의 PPT 디자인]

 

대체 무엇이 Front를 매력적인 유니콘 기업의 반열로 올려놓았던 것일까?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그들의 발표자료다. VC 업계에서는 투자수요자가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사업의 방향성과 성과를 설명하는 PT를 피치덱(Pitch Deck)이라고 말한다. Front는 그들의 피치덱을 자신들의 블로그에 업로드하여 공개했는데, 무려 200만건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다. 가히 놀랍다.

 

# Front의 피치덱 슬라이드: https://medium.com/@collinmathilde/front-series-b-deck-6dc686267a24

 

 

 

본 포스팅에서는 그들의 PPT 내용과 디자인의 성공요인을 <프리젠테이션 젠 디자인>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프리젠테이션 젠 디자인
국내도서
저자 : 가르 레이놀즈(Garr Reynolds) / 정순욱역
출판 : 에이콘출판사 2010.12.31
상세보기

이 책은 프리젠테이션을 함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효과적인 PPT 자료를 만들 수 있는지를 직관적이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한 명저다. 이 책의 저자 가르 레이놀즈는 프리젠테이션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업계획, 연구결과, 대의명분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디자인과 프리젠테이션을 무시할 수 없다. 비즈니스계의 구루로 통하는 세스 고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의 생각이 더 많은 사람의 뇌리에 자리 잡을수록 그 생각의 위력은 더욱 커진다." 설득력있는 웅ㅂ녀과 함께 멀티미디어와 수준 높은 디자인을 활용해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라. 중요한 대의명분을 퍼뜨림에 있어 뛰어난 발표자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프리젠테이션이 전부는 아니지만 소문을 퍼뜨리는데 훌륭한 발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세상을 바꾸려는 좋은 의도를 지녔더라도 발표가 지루하거나 시각자료가 볼품없다면 환영받지 못한다.

- <프리젠테이션 젠 디자인>, 가르 레이놀즈, p22 -

 

 

[단순화가 답이다]

 

본 책에서는 서두에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14가지 방법'이라는 소제목으로 바람직한 PPT 슬라이드 구성 방법을 설명한다. 그 중 특히 주목해야 할 내용은 6가지다.

 

1. 제약 조건을 받아들이라.

2. 절제하라.

3. 이야기꾼이 되라.

4. 장식보다 소통을 염두에 두라.

5. 의도를 분명히 밝히라.

6.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 단순화 해라.

 

위 6가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 축약하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만 남기고 사족은 모두 빼서 단순화할 것"

 

이러한 교훈을 Front의 피치덱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공하는 기업의 PPT 디자인 노하우]

 

첫째, 1 Slide 1 Message

 

 

 

그들의 슬라이드는 표지를 포함하여 총 24장이다. 자신의 사업현황과 비즈니스 모델, 시장의 변화속도와 발생가능한 문제점, 그리고 그들만의 솔루션 등의 모든 이야기를 24 페이지 안에 담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줄이고 또 줄였다.

 

 

 

 

 

 

그들은 그렇게 요약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들을 날카롭게 한 슬라이드에 하나씩만 배치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이어놓았을 때, 전체의 이야기가 일관성 있게 전달되도록 슬라이드의 순서를 배치하고 구성했다.

 

실바늘로 100번을 찌르는 것 보다 잘 벼려진 칼로 한번 내리 치는 것이 더욱 강력하다. 

기억하라! 한 슬라이드에 하나의 메시지만 담겨야 한다.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딱 하나의 메시지만 말이다.

 

둘째, Visualization

 

뿐만 아니라, 그들은 시각적 도구 활용의 도사였다. "우리의 매출은 00원이며, 경쟁사 대비 00% 앞서고 있고 글로벌 경기지수를 고려했을 때 평균생산량의 00%를 점유하고 있는......" 이런 식으로 줄글로 나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필요에 따라 '굳이 줄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수치를 과감히 삭제하고 그래프로 보여줬다.

 

 

 

 

 

 

보는 이가 "아~ 이런 상황이구나"라고 직관적으로 집중해서 느끼도록 유도한 것이다. 필요하다면 그들은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수치를 언급했을 것이다. 굳이 그 내용이 보고서나 논문처럼 일일이 피피티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 ppt는 본질적으로 상대방에게 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보조수단이다. 그것을 Front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필요한 것만, 단순하게, 시각적으로, 각인시킨다]

 

VC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환대받은 Front의 PPT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필요한 것만' '단순하게' '시각적으로' '각인시킨다'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PPT 작업을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각인시켜야만 할 것이다.

 

스타일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과 우아함과 리듬감은 모두 단순함에서 우라나온다.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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