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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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풀지 못한 미스테리가 하나 있다.

 

바로 오랜 시간동안 몸을 물에 담그면 손바닥 발바닥이 불어서 쭈글쭈글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목욕을 하고 나면 손가락 끝이 왜 쪼글쪼글해지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어릴 때는 도저히 풀 수 없는 과학적 미스터리처럼 여겨질 만큼 신기한 현상이다. 일종의 삼투압 효과로 피부에서 수분이 조금 빠져나가 생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현상이 손바닥과 손가락 끝부분, 발 등 털이 없는 피부에서만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피부는 인생이다>, 몬티라이먼, p194 -

 

사우나 목욕탕 속에서 몸을 실컷 녹인 후 수건으로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린 뒤 바나나 우유를 먹으며 늘 생각했다.

 

"도대체 왜 손바닥과 발바닥만 쭈글쭈글해지는 거지?"

 

하지만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그저 '인체의 신비'라고 생각하며 시덥잖게 생각했다.

글의 서두에서 거창하게 미스테리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별로 시덥잖은 것이라서 조금은 민망하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확신한다. 아마 당신도 나와 마찬가지로 한번쯤은 같은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러다 최근에 읽은 책, <피부는 인생이다>를 통해 그 이유를 드디어 알게 되었다.

 

 

<피부는 인생이다>는 세계적인 피부과학 연구소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 피부과 전문의로 활약하고 있는 몬티 라이먼 박사가 쓴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피부 미용이나 기본적인 상식 뿐만 아니라 피부의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적 의미를 다각도로 재조명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지니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발힌 '물에 손, 발을 오랜 시간 담그면 피부가 쭈글쭈글해지는 이유'는 30년 동안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오랜시간 묵혀두었던 호기심이 해소되었다는 생각에 속이 다 후련했다. 무엇보다 팩트를 알고나니, 그 이유가 전혀 생각치 못했던 내용이라 더욱 재미있게 다가왔다. 그렇게 30년째 풀지못했던 미스테리를 해소하며 지적 호기심이 충족되는 순간, 책을 덮고 "유레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본 글에서는 <피부는 인생이다>를 통해 알게된 그 비밀을 낱낱이 밝혀 소개하고자 한다.

 

책에 따르면, 1930년대 외과의사들은 손가락 신경이 절단되면 물에서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반응이 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곧 물 속에서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이유가 철저히 조건에 대한 반응, 신경학적 시스템의 결과라는 점을 시사한다. 물이라는 물성 자체를 고려할 때, 수분에 젖은 물체는 손으로 집거나 촉각을 통해 지탱하기 어려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물에 닿으면 손과 발이 쭈글쭈글해지는 이유가 신체가 평소와는 다른 촉각과제, 즉 젖은 물건을 꼭 쥐어야 하는 과제를 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반응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다소 와닿지 않는다면 이해를 돕기 위해 자동차 타이어를 한번 생각해보자. 자동차 타이어는 길바닥과 접촉하는 접지면이 고르고 편평하게 되어 있지 않다.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접지면은 여러개의 홈이 다양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패여져 있는 형태를 띄고있다. 왜그럴까? 마찰력을 높임으로서 미끄러지지 않게끔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우리는 울퉁불퉁한 자갈길에서도, 비가 내리거나 눈이와서 촉촉한 땅 위에서도 차체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물 속에서 손바닥과 발바닥에 쭈글쭈글한 주름이 생기는 현상 또한 마찬가지다. 다시말해 젖은 물체를 손으로 꽉 잡거나, 물기가 있어서 미끄러운 곳에서도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앞서 말한 빗길과 눈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게끔 설계된 타이어처럼 말이다.

 

신경생물학자인 마크 챈기지는 2011년 손가락에 나타나는 주름 모양이 네트워크를 이룬 하천 모습과 유사하며 타이어가 바닥과 닿는 접지 면의 흠 같은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챈기지는 작고 섬세한 물체를 조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맨발로 젖은 땅을 걷거나 젖은 나무 또는 바위 위를 기어오를 수 있는 운동능력을 갖추고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 이 같은 촉각의 적응 능력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 <피부는 인생이다>, 몬티라이먼, p194~195 -

 

이 글을 읽고 "그래서 뭐?"라고 말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시 아는가? 누군가 사우나를 함께간 친구가 목욕을 마치고 쭈글쭈글해진 손과 발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것을 목격한다면, "아~ 그건 말이지..." 하며 아는 척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피부에 대한 비밀을 알고 싶다면 책 <피부는 인생이다>를 읽어보길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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