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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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시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온 블랙스완으로 글로벌 증시와 각종 경제지표들은 곤두박질 치고,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사업장을 정리하며 폐업을 준비한다. 많은 언론들이 현재의 코로나 사태를 IMF나 리먼사태에 비유하기까지 한다.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만 볼 법했던 거대한 위기라는 매질에 우리는 무력하게 좌절하고 무너진다. 이처럼 현재 우리는 아찔한 낭떨어지 앞에 서있다. 잘못 발을 헛딛으면 발에 치인 돌멩이 마냥 아득한 허공을 가르며 바닥으로 추락할 것처럼 위태롭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위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본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곤경이 천재를 일깨운다."라고 말했으며, 앨버트 허쉬만은 "비로소 탈출구가 막혀있을 때, 자기 소리를 낸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혹자는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고 말한다. 위험과 기회는 항상 붙어다니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국내도서
저자 : 도리스 컨스 굿윈(Doris Kearns Goodwin) / 강주헌역
출판 : 커넥팅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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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위대한 4인의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책,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은 제목에서부터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라는 격언을 떠오르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도리스 컨스 굿윈은 리더십 연구의 대가이다. 그는 방대한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하여 '리더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를 자세히 고증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4명의 위대한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험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제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 조차 힘들 만큼 어려운 고난과 위기들이 그들을 집어 삼켰다. 이들이 위기를 극복해내는 과정은 서로 닮은듯 다르지만, 누가봐도 뚜렷한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라는 니체의 말처럼 위기를 이용해서 오히려 그들은 더욱 크고 단단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안티프래질
국내도서
저자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 안세민역
출판 : 와이즈베리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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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이처럼 위기라는 충격에 맞딱드릴수록 오히려 더욱 강해지는 것을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나심은 그의 책에서 '충격을 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기준으로 물성을 크게 3가지 개념으로 나눈다. 먼저 프래질(Fragile)은 충격을 받으면 산산조각나는 약한 것이며, 로부스트(Robust)는 충격을 받았을 때 강건하게 버티는 강한 성질이다. 반면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충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강해지는 성향을 의미한다. 쉽게 예를들면 바람이 불 때 촛불은 쉽게 꺼진다. 프래질한 것이다. 반면, 바람이 불 때 모닥불은 더욱 활활 타오른다. 안티프래질한 것이다.

#참고: https://brunch.co.kr/@heeskim/40

 

이처럼 현재 우리를 짓누르는 고난을 발판삼아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통해 더욱 강해지는 안티프래질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본 글에서는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 나오는 4명의 위대한 대통령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안티프래질한 전략을 어떻게 구사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위기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우리에게 커다란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1. 링컨의 안티프래질: 위기라고 생각되면 "공부하고 또 공부할 것"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Abraham-Lincoln

 

32세 링컨의 위기 상황은 처참했다. 약혼자 메리 토드와의 파혼과 선거 당시 공약이었던 일리노이주에서의 철도, 운하, 다리와 도로 등의 공공사업의 중단, 자신이 원했던 국유지 관리국 국장직에서의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그의 친구들은 링컨이 혹여 자살이라도 할까봐 그의 방에서 칼과 면도날, 심지어 가위까지 없애버릴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법률회사 파트너에게 "나는 숨이 붙어있는 가장 불행한 사람이다. 죽지 않는 한 이 고통은 계속될 것이며 지금처럼 계속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편지를 쓸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했을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고통의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력하게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러한 공백기를 이용해 자신에게 부족했던 역량을 보완하고, 강점을 돋보이게 할 수 있게 하는 공부에 무섭도록 전념했다.

 

링컨은 법학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 법 원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며 법학 공부에 전념했다. 헌던의 표현에 따르면 "그처럼 전심전력으로 학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전념하면 어떤 것도 그를 간섭하거나 방해할 수 없었다." (중략) 그는 철학과 천문학, 자연과학과 정치경제, 역사와 문학, 시학과 연극을 공부했다. 수학적 정리와 증명을 학습하는 데도 힘썼다. 물론 처음에는 누군가 수학적 개념으로 말하면 어떤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 그 뜻을 파악할 때까지 그 말을 굴리고 또 굴렸다. "그는 피곤해 죽을 지경까지" 수학을 파고들었고 마침내 "유클리드 기하학을 거의 완전히 익혔다."라고 자랑스레 주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헌던의 기억에 따르면 모두가 잠든 뒤에도 링컨은 침대 머리맡에 촛불을 켜고 몇 시간 동안 책을 읽고 공부하느라 새벽 2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197-

 

 

이렇게 실력을 쌓은 그는 1854년 스프링필드의 주 공진회에서 반노예제도에 관한 연설로 화려한 복귀전을 보여주었다. 오래 전부터 그의 연설을 보아왔던 모든 사람들은 그가 더이상 좌절감에 허우적대던 이전의 링컨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기개발을 통해 쌓아온 지적능력과 논리적 웅변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었던 것이다. 위기 속에서 멋지게 강해진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안티프래질 그 자체였다.

 

오래 전부터 링컨의 연설을 들어온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저 친구가 언제 노예제도의 역사를 저렇게 완벽하게 공부했지?"라고 물었다. 연방 하원에서 참담한 시간을 겪고 거대한 고위직에 임명되지 못한 이후, 오랫동안 자신을 되돌아보며 깊이 생각하고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였다. 자기의혹에 바진 시련의 시간에 링컨은 더욱 노력했고, 개인적으로 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중략) 링컨을 초기부터 알았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링컨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인과 시골 변호사에서 오늘날 에이브러햄 링컨이란 이름에 담긴 인물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이 내적 성찰의 시기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는 게 분명하게 눈에 보였다. 외모와 몸가짐, 연설 능력, 사색의 깊이에서 달라진 변화는 그 후로도 지속됐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213 -

 

우리는 이러한 링컨의 위기대처 전략에서 한 가지의 안티프래질 전략을 배울 수 있다. 바로 "위기라고 생각될 때, 더욱 치열하게 공부하라"라는 것이다.

 

 

 

2.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안티프래질: 위기라고 생각되면 "멀리 떠나볼 것"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Theodore-Roosevelt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26세에 어머니 미티와 젊은 아내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시련을 맞게 된다.

그날밤, 26세의 시어도어는 일기에 "빛이 내 삶에서 사라졌다."라고 쓰고는 커다랗게 X를 그렸다. 이틀 뒤에는 "지난 3년동안 우리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순수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부터 내 삶에는 기쁨도 슬픔도 없다."라고 썼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227 -

 

뿐만 아니라 정적이었던 블레인과의 싸움에서 지자, 그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통해 입장을 급전환하자 크게 비판받으며 그를 따르던 정치세력을 잃게되는 위기에 처한다.

<보스턴 글로브>는 "시어도어, 야망을 경계하라. 그대만큼 촉망 받던 많은 젊은 정치인이 그런 잘못으로 몰락했다."고 경고했다. (중략) 루스벨트는 뉴욕의 한 기자에게 "나는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231 -

 

 

 

이러한 위기 속에서 그는 일상으로부터 공간적으로 멀리 벗어나서 자신의 삶을 재정비할 기회를 모색한다. 그는 일전에 구입해둔 다코다의 배드랜드에 목장을 세운 뒤, 경계지에서 카우보이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다. 훗날 루스벨트는 이 시간을 그의 삶에서 "교육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는 배드랜드에서의 삶을 통해 두 가지의 커다란 자산을 얻게 된다. 첫번째는 강인한 체력이고, 두번째는 강인한 정신력이었다. 훗날 이 두 가지 자산은 그가 정치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2년의 공백이 끝나갈 즈음, 루스벨트는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 과거의 강인한 정신력을 되찾았고 신체적으로도 더 강해졌다. 평생 틈틈이 천식으로 고통받았는데 신선한 산 공기로 폐 기능이 향상됐고, 가슴근육도 발달했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194 -
그도 인정했듯이, "서부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회색곰부터 사나운 말과 총잡이까지 모든 것이 두렵게 느껴졌지만, 무서워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다 보니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졌다." (중략) 어렵고 위험한 일을 끊임없이 자발적으로 행하여 결국 "의지력을 끌어올려 발휘하는 연습을 반복함으로써" 담력을 일종의 습관으로 키워낼 수 있었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235 -

 

그는 훗날 이 경험을 통해 강인한 체력과 정신으로 무장하여 뉴욕 경찰청, 해군성에서 복무한다. 심지어 스페인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차관보를 사임하고, 육군에 자원입대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대대장으로 활약한다. 이를 통해 그는 영웅의 이미지를 미국 전역에 심어놓을 수 있었으며, 결국 뉴욕 주지사로 당선되어 정치적 기반을 굳건히 하게 된다. 만약 배드랜드에서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는 절대로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경계지에서의 극단적인 기후를 견디며 온갖 역경을 거치는 과정에서 그의 정신과 육체는 강철과 같이 강하게 단련되었다. 그는 회색곰을 사냥하며 명사수로 거듭났고, 12시간을 연속에 안장에 앉아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을 길렀다. 이 시간이 없었다면 그는 전장에서 병사들에게 "나를 따르라"라고 외치며 적진으로 뛰어드는 용기와 체력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안티프래질 전략은 위기라고 여겨질 때, 한 걸음 물러나서 새로운 환경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육체가 완성된다.

 

 

3.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안티프래질: 위기라고 생각된다면 "극도의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할 것"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Franklin-D-Roosevelt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위기는 앞서 말한 두 명의 대통령과 격이 달랐다. 야속하게도 멀쩡했던 그는 하루아침에 소아마비에 걸려 온 몸이 마비된다.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조차 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심지어 의사들 조차 진찰기록에 '가망이 없다'라고 작성했다 하니, 일반인이었으면 삶을 지속하는 것 조차 힘들 정도였을 것이다.

 

수주 동안 프랭클린은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혼자서는 기본적인 신체 기능도 해낼 수 없었다. 독립된 인간이라는 정체성에도 타격을 입은 셈이었다. 급성 단계가 지나갈 때까지 그 질병의 향후 진행방향을 예측할 수 없었다. 독립된 인간이라는 정체성에도 타격을 입은 셈이었다. 급성 단계가 지나갈 때까지 그 질병의 향후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없엇따. 일부 근육은 정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지만 부분적으로만 힘을 되찾거나 완전히 마비될 가능성도 있었다. (중략) 허리는 앉은 자세를 지탱할 수 없었고, 두 다리는 걷지도 서지도 못할 것이라는 데 의사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289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희망의 불씨를 스스로 꺼뜨리지 않고자 치열하게 노력했다. 워낙에 낙관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그였지만, 의식적으로 긍정성을 잃지 않고자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렇게 그는 극도의 긍정적 마인드셋을 갖춘 채, 스스로의 힘으로 재활치료에 전념했으며, 다양한 재활용 운동기구를 발명하기까지 했다.

 

루스벨트는 결단력과 인내심 그리고 새롭게 얻은 끈기로 "못된" 몸뚱이를 되찾기 위한 고난의 길을 시작했다. 상반신이 회복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말을 듣고, 프랭클린은 가슴과 어깨, 목과 팔과 허리를 회복하기 위해 그야말로 살인적인 운동을 견뎌냈다. (중략) 그는 매 시간 침대 위 "공중그네 처럼 생긴 장치"에 설치한 일련의 둥근 고리에 매달려 몸을 쭉 펴며 근육을 강화하는 힘든 운동을 계속했고, 그 덕분에 그의 상반신은 권투선수나 레슬링 선수의 상반신을 닮아갔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292 -

 

결국 그는 발가락도 움직이기 힘든 상황을 극복하여, 어렵게나마 혼자 힘으로 강단에 올라 우렁차게 연설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를 호전시킨다. 또한 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갖은 시행착오를 겪어내며, 문제해결을 위한 열린 사고와 의지를 관철하는 끈기와 인내를 배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겸손을 갖춘 성숙한 리더의 모습까지 뿜어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훗날 이 때의 경험을 통해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파업이 발생했을 때에도 차분하고 집요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의 안티프래질 전략은 위기 속에서도 긍정적 마인드를 잃지 않는 것에 있었다.

 

4. 린든 존슨의 안티프래질: 위기라고 생각된다면, "삶을 되돌아보는 반성적 사고를 갖출 것"

 

https://www.britannica.com/video/172734/overview-Lyndon-B-Johnson

 

린든 존슨의 위기는 어떤 면에서 프랭클린과 닮았다. 선거에서의 패배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그는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만, 그 시기는 커리어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던 만큼,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의 정치적 공백기는 사실상 사회적 죽음과도 마찬가지였다.

 

정상을 향해 가던 존슨의 탄탄대로가 끊어지고, 종착역에 이른 것 같기도 했다. 존슨은 깊은 우울증에 빠졌고 심지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며 한탄하는 듯했다. 자신이 올랐던 언덕에서 너무도 급격히 떨어진 탓에 낙담의 깊이가 더한 것은 당연했다. 그가 소중히 여기던 모든 것, 예컨대 현재의 성취와 미래의 야망이 모두 위태로워졌다. 존슨의 상태는 심장마비 이후에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의 정도와 확연히 달랐다. 조지 리디의 표현을 빌리면 "그는 그냥 누워있을 뿐이었다.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353 -

 

 

 

하지만 그는 병상에 누워 비로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 오로지 성공을 위한 야망에 건강과 수명을 연료로 태우며 폭주기관차처럼 달려온 지난 삶을 반성하게 된 것이다.

 

"시간은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그러니 시간을 잘 써야 한다." 존슨이 자주 인용하고, 가장 좋아한 격언이었다. 이번에는 이 격언을 더더욱 화급히 마음에 새겨야 했다. 과거에 그는 지나치고 과도한 면이 있었다. 휴식을 잊은 끝없는 업무, 만성적인 대사 장애, 빡빡한 일정에 틈틈이 배를 채운 끔찍한 식습관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런 습관을 바꿔야 했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354 -

 

그렇게 그는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존슨은 무분별한 식단을 체계적으로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20kg 감량에 성공한다. 더불어 음주량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함으로써 육체적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뿐만 아니라 욱하는 성질과 흥분을 가라앉히는 연습을 했고 가족들과의 시간을 늘리며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는다. 린든 존슨에게 위기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이 시기를 거쳐 그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며 리더로서의 성숙한 자질을 갖추게 된다. 반성적 사고를 통한 안티프래질 전략을 구사하여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었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누군가가 삶의 위기라는 녀석에게 뺨을 맞고 쓰러지고 좌절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칼을 갈며 내일을 준비한다. 웅크려있는 시간동안 힘을 비축하여 더 높게 치솟아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4명의 위대한 대통령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안티프래질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첫째, 더욱 더 공부에 전념할 것.

둘째, 새로운 환경으로 뛰어들어 멀리 떠나볼 것.

셋째, 극도의 긍정적 마인드셋을 갖추어 희망을 잃지 말 것.

넷째, 반성적 사고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고 개선할 것.

 

리더의 성장 과정을 연구한 학자들은 회복탄력성, 즉 좌절한 경우에도 야망을 유지하는 능력이 리더십의 성장 가능성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략) 어떤 사람은 좌절의 순간 삶의 방향을 상실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을 되찾는 사람이 있다. 또 사색하고 적응하며, 더욱 단호한 결의와 목적의식으로 무장해 시련을 이겨내는 사람도 있다.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connecting, p181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지금의 어려운 시국이 두렵고 걱정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은 네 명의 대통령이 들려주는 4가지 안티프래질 전략을 배울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닥친 어려운 시간을 성장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지혜로움을 갖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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