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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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알람을 10개씩 맞춰놔도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가? 짜증스럽고 요란한 10번째 알람이 울린 후에야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서 세수를 하고, 지각하지 않기 위해 부랴부랴 역으로 뛰어가며 머나먼 출근길 여정을 시작하지는 않는가? 이처럼 분명 잠을 자긴 했는데 피로가 풀리기는 커녕 더욱 쌓이는 기분은 현대인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피로로 가득한 컨디션으로 전쟁같은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일상일 것이다.

 

<숙면의 모든 것>의 저자 니시노 세이지 교수는 스탠퍼드 대학교 의학부 정신과 교수이자 동대학 수면 생체리듬 연구소의 소장이다. 지금까지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십 년간 연구를 계속 하고 있는 수면 연구의 대가 중의 대가이다. 그가 저술한 <숙면의 모든 것>이라는 책에는 우리의 수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중요한지 밝히며 현실적으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꿀팁과 조언을 과학적인 근거에 기대어 아낌없이 제시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가 숙면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실로 좋은 팁이 너무 많아서 어떤 내용을 소개할지 한참 고민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현대인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에 기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주 사소한 잘못된 생활습관이 매일 매일 지옥같은 출근길을 만드는 것이다. 본 글에서는 다양한 요인들 중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쉽게 범하는 잘못된 수면 생활습관 한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잠시 멈춰서 당신은 잠들기 직전에 어떤 행위를 하는지 가만히 떠올려보자.

 

"당신은 어젯밤 잠들기 전에 무엇을 했는가?"

 

장담컨대 90% 이상은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채팅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노트북으로 인터넷 서핑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알게모르게 우리의 숙면을 갉아먹고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이다.

 

 

 

 

 

 

 

 

아마 자세히는 몰라도 얼핏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멜라토닌은 수면과 직결된 호르몬으로, 심부온도와 체온을 조절함으로서 우리 몸을 휴면상태에 가깝도록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밤이 되면 우리의 신체는 멜라토닌 분비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레 수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된다. 일종의 수면 유도 호르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멜라토닌은 보통 밤에 합성되며,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생성되면 즉시 방출된다. 그리고 멜라토닌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졸리기 시작한다. 즉,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수면에 들어갈 준비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수면 호르몬', '잠을 부르는 호르몬' 등으로 불린다.

- <숙면의 모든 것>, 니시노 세이지, Bronstein, p80 -

 

요즘에는 멜라토닌 생성을 도와주는 다양한 숙면환 혹은 숙면영양제들도 시중에 출시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이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활습관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멜라토닌의 생성은 빛의 자극으로 분비가 억제된다는 특성이 있다. 다시말해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이로 인해 수면에 방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자연광 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빛도 멜라토닌 합성과 분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사실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공적인 빛 중에서 특히 수면에 방해가 되는 빛은 LED 조명에 포함된 블루 라이트라는 단파장 가시광선이다.

 

LED의 경우 태양빛이나 형광등처럼 폭넓은 파장의 빛이 조합된 것이 아니라 블루라이트 빛이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중략) 야간에 블루라이트를 대량으로 받으면 멜라놉신을 자극해서 멜라토닌의 합성과 분비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 <숙면의 모든 것>, 니시노 세이지, Bronstein, p83 -

 

 

블루 라이트는 가시광선 중에서 단파장에 속하는 빛인데 이는 파장이 짧아서 망막까지도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컴퓨터 모니터나 휴대폰의 LED에서 발산되는 양이 많은데, 이는 앞서 살펴 본 것처럼 멜라토닌의 생성을 저해한다. 이로인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합성과 방출이 방해받게 되면 우리의 체내 시계가 어지럽혀진다. 결국 이러한 논리로 블루라이트는 숙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 라이트가 끼치는 영향이 주목받게 된 시기는 LED가 널리 보급된 이후다. 높은 경제성을 무기로 급속히 보급된 LED는 LED 조명과 텔레비전의 액정 모니터, 컴퓨터의 모니터, 휴대용 게임기, 스마트폰 등 생활 속에 빠르게 침투했다. 그런데 LED는 태양빛이나 형광등처럼 폭ㄹ넓은 파장의 빛이 조합된 것이 아니라 블루라이트 빛이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리고 LED에 많이 포함된 블루라이트가 신체의 리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음이 나중에 밝혀진 것이다.

- <숙면의 모든 것>, 니시노 세이지, Bronstein, p82 -

 

앞서 말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밤에도 환하게 밝은 환경과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를 밤늦게까지 들여다보는 생활방식이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시켜서 우리의 몸을 야간에도 각성상태로 유지시키고 결국 불면으로 이어지게끔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수면을 취하기 전 휴대폰과 TV를 꺼야 하는 이유는 단순 블루 라이트로 인한 호르몬 저해 때문만이 아니다. 사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제대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잠에 들기 전 뇌의 스위치를 서서히 Off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는 자극을 받으면 활동한다. 신체와 함께 뇌도 휴식모드에 들어가기 쉽게 하려면 뇌를 자극하는 일은 삼가는 편이 좋다. 자율신경으로 말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어서 평온하고 차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숙면의 모든 것>, 니시노 세이지, Bronstein, p181-

 

알다시피 우리의 뇌는 하루 동안 소모하는 에너지에서 약 80%를 차지할 만큼 굉장히 많은 일을 처리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작은 자극에도 뇌는 정보를 처리하고 통합하기 위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뇌가 외부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어서 활성화가 유지된다면, 각성상태에서 휴면상태로 전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비유컨대 100km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급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아서 정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따라서 뇌가 휴면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마련해주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잠들기 직전까지 TV를 보거나, 태블릿, 스마트폰 혹은 모니터로 뇌를 계속 자극한다면? 각성상태이 유지된 상태에서 침대에 누워도 뒤척이면서 잠에 들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수면의 양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수면의 질이 나빠질 것이고 피로를 초래한다.

 

이렇게 불안정한 수면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면 '수면부채'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수면부채 (sleep debt)'란 수면의학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로 스탠포드 대학 수면생체 리듬 연구소의 창설자이자 수면연구의 대가로 유명한 미국의 윌러엄 C. 디멘트 교수가 최초로 제시한 개념이다.

 

"인간에게는 일정한 시간의 잠이 필요하며, 그보다 짧으면 부족한 분량이 쌓인다. 즉 수면의 빚이 생긴다."라고 주장한다. 디멘트 교수는 이를 수면 부채라고 하고, "빚이 쌓이면 뇌나 신체에 다양하게 기능 저하가 일어난다. 수면부족은 위험하다."라고 1990년대에 주장했다. - <숙면의 모든 것>, 니시노 세이지, Bronstein, p48 -

 

디멘트 교수는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통해 수면의 효용과 불면의 위험성을 다각도로 분석해왔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인 기질이나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성인 기준 8.2시간의 수면이 우리 몸에 가장 적절한 수면시간이라고 한다. 우리의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4~5회의 주기로 반복되는데, 처음 잠에 든 이후 90분의 비렘수면 기간이 깊은 숙면을 유도하기 때문에 수면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간대라고 주장한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호르몬이 방출되면서 면역계를 보강하고 뇌의 기억저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숙면의 골든타임인 90분을 고려하더라도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 TV, 태블릿, 모니터를 보는 행위는 숙면을 방해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행위이다. 어쩌면 우리가 매일 아침 피곤하고 몸이 찌뿌둥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당장 오늘부터는 잠자리에 들기 1시간 전부터는 휴대폰과 TV, 모니터를 멀리하자. 차라리 최대한 은은한 조명 밑에서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는 것이 숙면을 통해 피로의 빚을 청산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반드시 기억하자. 잘못된 작은 수면습관이 우리의 피로를 누적시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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