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가를 뜨겁게 달구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커다란 이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지선우 (김희애)와 이태오 (백해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남녀 사이의 불륜과 이혼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얽히고 섥힌 인간관계의 악연이 불러일으키는 여러 참사를 다루는 드라마다.
최근 방영한 <부부의 세계> 5화에서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역할로 나오는 지선우 (김희애)의 동료 의사 이무생 (김윤기)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혹시 과거에 치유하고 넘어가지 못했던 트라우마나,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지는 않았나요?"
그렇다. 극중에서 지선우 (김희애)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차량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장면을 목전에서 목격한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현재까지도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더러 나온다. 실제로 <부부의 세계> 6화에서는 이태오 (박해준)의 대사를 통해 이러한 암시의 내막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장면도 나왔다.
그렇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무엇일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우리에게 흔히 'PTSD'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PTSD는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약자로서 과거의 충격적인 사건 이래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반응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정신질환을 뜻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은 당시의 장면을 일상 생활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상기하게 되는 '침습 증상'과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게끔 하는 다양한 환경으로부터 의식적으로 회피하려하거나 과민증상을 보이는 '회피증상' 등이 있으며, 심할 경우 공황 발작이나 호흡 곤란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국 아마존, 선데이 타임즈 베스트 셀러인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의 저자 벨라 마키 작가는 이혼이라는 충격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정신적 질환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다양한 연구자료들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해냈는지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고 설명한다.
그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각종 정신 문제의 정의가 수록된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따르면 PTSD는 죽을 고비나 타인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 심각한 부상이나 성폭력을 당하는 것 등에서 촉발된다. 촉발 요인이 무엇이든 간에 그로 인해 생기는 트라우마, 즉 정신적 상처는 사회 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그밖에도 여러 방면에서 정상적인 행동을 불가능하게 한다.
-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중 , 벨라 마키, Being -
증상으로는 폭행이나 사고 당시 상황이 계속 떠오르는 것, 악몽, 촉발 요인과 관련된 생각이나 상황을 회피하려 하는 것, 지속적인 위기감, 공황발작, 수면 장애, 집중 장애가 있다.
-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중 , 벨라 마키, Being -
PTSD 환자는 어떤 단어, 냄새, 소리 때문에 PTSD의 촉발 요인이 됐던 상황이 불현듯 떠오르면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런 회상을 일으킬 만한 것을 피하기 위해 습관을 바꾸거나 행동반경을 제한한다. 매사에 위험 요소가 존재하진 않는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렇게 항상 경계 태세를 하고 있어 정신적으로 강한 압박을 받아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
-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중 , 벨라 마키, Being -
벨라 마키 작가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서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적합한 방식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굉장히 고통스럽고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리적 질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벨라 마키 작가는 약물과 치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그녀가 말하는 개인적인 노력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연 '운동'이다. 단순 본인의 경험에 의한 뇌피셜이 아니라 연구에 의해서도 운동이 PTSD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임이 증명된 바 있다.
2016년 맨체스터 대학의 한 연구에서 운동을 하면 정신증 (현실과 비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중증 정신 질환을 포괄하는 말로 조현병도 이에 속한다-역주) 증상이 27퍼센트 완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겪는 참전 군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운동으로 공포심과 신체적 증상이 완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고 상담과 약물 같은 치료 수단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 외에도 스스로 상태를 호전시킬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중 , 벨라 마키, Being -
하지만 운동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운동은 자신이 통제 가능한 삶의 범주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냄으로서 고통스러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달리기는 마법의 명약이 아니다. 이제 나는 달리기로 인생의 모든 슬픔에 면역되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고통에 대처하는 기술을 하나 습득했다.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내가 다시 일어시긴 할 수 있을까 의심했던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날마다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덕에 내가 만든 감옥에서 탈출했고,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경험, 진정한 사랑을 향해 전진했으며, 불안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나는 위험과 두려움부터 느끼는 사람이 아니다. 달리기가 나를 불행에서 해방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리기로 인생이 바뀌었다.
-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중 , 벨라 마키, Be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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