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자의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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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이겨내는 맥심레트로에디션]

 

 

 

 

요 며칠 이마트, 이마트몰, 11번가에서 한정판 맥심레트로에디션이 불티나게 판매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맥심레트로에디션 제품은 증정품을 기준으로 맥심레트로머그컵 맥심레트로보온병 2가지로 나뉜다. 그중 특히 보온병의 인기가 대단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저조한 실적 속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실제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는 맥심레트로에디션 제품을 ‘득템’했다는 인증샷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으며,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매장에 재고가 남아있는지에 대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심지어 맥심레트로에디션을 구매하기 위해 이마트 매장오픈 시간인 10시 전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매장 오픈과 즉시 10분만에 제품이 완판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이처럼 출시와 동시에 순식간에 2030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소위 ‘핫한’ 아이템이 된 ‘맥심레트로 에디션’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과거 1980~1990년대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한 복각형 제품 패키지 디자인
2. 옛날의 감성을 그대로 자아내는 복각형 맥심레트로 보온병과 빈티지 머그컵 증정품
3. 복고풍의 타이포그래피와 맞춤법을 활용함과 동시에, 필름카메라를 연상케하는 이미지 필터를 사용한 홍보용 광고 포스터
4. 복고 이미지를 풍기면서도 현대의 모던한 느낌이 공존하여 기획 컨셉과 잘 어울리는 배우 공효진을 모델로 활용했다는 점

 

[뉴트로 (Netro)는 무엇인가?]

이처럼 과거의 향수를 자아내는 복고풍의 제품과 공간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2030 세대가 열광하는 트렌디한 문화로 탈바꿈하는 현상을 뉴트로 (New + Retro)라고 말한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그의 책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통해, 매년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분석하고 한 해동안 이슈가 되었던 문화적 현상을 토대로 새로운 한 해의 소비문화와 트렌드를 예측한다. 그 중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이러한 뉴트로 현상을 핵심 꼭지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다.

 

김난도 교수에 따르면 뉴트로는 기존의 레트로와 다른 개념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메인 타겟의 인구통계학적 연령대에 있다. 뉴트로의 타겟은 기존 레트로 콘텐츠에 반응하던 중장년층이 아닌 밀레니얼 세대이다. 따라서 노스탤지어나 과거의 친숙함에 소구하는 레트로와 달리 뉴트로는 과거의 것을 소재로 한 참신한 새로운 것에 있다. 쉽게말해 과거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레트로라면 익숙하지 않은 옛것을 만드는 것이 뉴트로인 것이다.

기존의 복고 콘텐츠에 반응하던 중장년층이 아닌 1020 세대를 공략하는 새로운 복고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던 복고 열풍과 달리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트렌드코리아 2019>, 김난도, p244 -
뉴트로는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다. 본질은 유지하되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재현이 아니라 해석이다.

- <트렌드코리아 2019>, 김난도, p259 -
밀레니얼 세대들이 즐기는 뉴트로는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다. 옛것과 새로움, 친근함과 신기함, 촌스러움과 모던함...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간처럼 아득히 떨어진 정반대의 가치들이 뭉치고 퍼지며 새롭게 해석되기 시작했다. 본질은 유지하되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 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뉴트로는 재현이 아니다. 해석이다.

- <트렌드코리아 2019>, 김난도, P263 -

 

[MZ세대: 밀레니얼 세대 + Z세대]

뉴트로 문화를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주체는 MZ 세대다.레니얼 세대는 인구통계학적으로 1980년대 초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말한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다음 세대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의 출생자 세대를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앞서 말한 두 세대의 첫 글자를 따서 MZ 세대로 통합하여 일컫기도 한다. 실제로 이슈가 된 맥심 레트로 에디션에 대한 SNS 후기나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이 제품을 서슴없이 담아내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는 기성세대가 아닌,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뉴트로 문화를 활용한 마케팅 기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 문화의 최대 향유자인 MZ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 그들의 정보수집 방식이나 제품 관여 방식, 소비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면 흥행하는 뉴트로가 아닌 그저 그런 레트로로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MZ 세대가 뉴트로에 열광하는 이유]

그렇다면 MZ 세대들은 대체 왜 뉴트로 문화에 열광하는 것일까?

첫째, MZ 세대는 과거 기성세대들의 문화를 ‘낯설면서도 익숙한 것’으로 인식한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부모세대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었던 이 세대는 1980년대, 1990년대 초반의 문화에 대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그들은 과거 기성세대의 문화에 대해 적당히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메인으로 향유했던 세대는 아니다. 따라서 이들은 부모들의 그 때 그 시절 문화를 다시 접하게 될 경우, 이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MZ 세대들에게 복고문화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낯설지 않은 것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그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한국의 출산율은 1984년에 1.74명으로 처음으로 2명 아래로 떨어졌다. 소득수준도 높아지면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부모와 함께 보내며 즐긴 시간이 많았다. 부모, 특히 엄마와 대화하고 즐겼던 기억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트로 상품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 이런 ‘공유된 추억 (Shared memories)’은 현재 새롭게 불러내는 향수라고 하여 ‘newstalgia’나 ‘nowstalgia’라는 새로운 명칭까지 붙었다.

- <밀레니얼 -Z세대 트렌드 2020>, 대학내일20대 연구소, 위즈덤하우스 p34 -

 

둘째, MZ 세대는 기본적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SNS 매체를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하고 정립해나간다. 그런 그들에게 뉴트로 문화는 SNS에 공유하고 싶은 컨텐츠 중 하나다. 이들에게 있어 SNS는 많은 사람들과 동시다발적으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컨텐츠를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시각화된 이미지 기반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그들은 자신의 SNS 계정에 타인이 ‘좋아요’, ‘공감’을 눌러줄 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확신하게 되며 즐거움을 느낀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웹상에서의 레퓨테이션을 통해 만족감과 행복을 얻는데, 그런 의미에서 SNS에서의 레퓨테이션은 일종의 사회적 가치를 대변한다는 측면에서 화폐의 기능과 유사하게 작용하다. 이 점을 반영하여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고딘은 소셜화폐라는 개념으로 이를 명명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요즘에는 이와 관련하여 instagramable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이는 instagram과 able (~할 수있는)의 합성어로 무언가의 가치를 판단할 때, ‘인스타그램에 게시할만 한 것인가’를 기준으로 삼는 MZ 세대의 성향을 대변한다.

 

이는 MZ 세대의 소비문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남과 다르지만 엣지있으면서도, 트렌디한 무언가를 남보다 먼저 소비하여 인증하는 것은 MZ 세대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과시하거나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따라서 그들은 이와 관련된 이미지 위주의 게시물을 SNS에 올리기 위해서라도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리고 뉴트로 제품은 그들에게 Instagramable한 소셜화폐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이 점을 고려할 때, 뉴트로 문화의 핵심 소비주체는 MZ 세대인 것이 당연하다.

 

 

[MZ 세대를 제대로 공략하기 위한 뉴트로 마케팅의 성공전략]

따라서 성공적인 뉴트로 마케팅의 핵심은 SNS 마케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밝혔듯 뉴트로 마케팅의 메인타겟인 MZ 세대들은 앞서 말했듯 SNS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뉴트로 문화는 이를 향유하는 소비자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구세대가 아닌 젊은 디지털 원주민 세대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 <트렌드코리아 2020>, 김난도, p88

 

따라서 그들이 주로 활용하는 컨텐츠 플랫폼을 광고채널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마케팅 홍보 전략인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기만 해도 끊임없이 인증샷과 후기를 공유하는 성향을 바탕으로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부분 뉴트로 마케팅은 기존의 TVC 마케팅보다 Youtube, Facebook, Instagram 광고집행이 더욱 좋은 전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소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인 타겟의 세대는 계속 변한다. 따라서 마케팅 방법 역시 이에 맞추어 변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포스트 모던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영국 얼스터 대학의 스티븐 브라운 교수는 앞으로의 마케팅은 고객의 요구를 모두 맞춰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을 괴롭히는 괴짜 같은 구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레트로 마케팅’이 그 중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브라운 교수는 ‘레트로 마케팅’의 5가지 기본 원리로서 ‘한정성’, ‘비밀스러움’, ‘증폭’, ‘재미’, ‘속임수’를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성공적인 ‘뉴트로 마케팅’을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 조건이 중요하다.

 

  • 첫째, 무한정 공급이 아닌 기간과 수량을 제한하여 한정판 LTO과 같이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한정성을 갖춰야 한다.
  • 둘째, 과거의 스토리를 들려주면서도 비밀이 존재하는 듯 애태우면서 새로운 인식과 호기심을 부여해야 한다.
  • 셋째, 입소문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하여 스토리가 일파만파로 증폭되는 마케팅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 넷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흥을 돋우며 재미를 느끼게끔 만들어야 한다.
  • 다섯째, 고객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즐거운 속임수를 제공해야 한다.

김난도 교수는 ‘뉴트로’가 새로운 레트로라는 점에서 복고라고 볼 수 있지만, 매번 돌아오는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한다. 성공적인 뉴트로 마케팅을 위해서는 이러한 MZ 세대들의 문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며, 어떻게 자사 브랜드 자산의 오리지널리티와 헤리티지를 ‘익숙하지만 낯선’ 방식으로 소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뉴트로 문화는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다. 개성의 영역에서 현대인에게 또 하나의 정체성과 취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 <트렌드코리아 2020>, 김난도, p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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